본문 바로가기
어느 하루

하늘공원 산책

by 한가롬 2024. 10. 14.

2024.10.13.

 

하늘공원에 올랐다. 언젠가 보았던 가을의 하늘공원이 떠오르기도 했고 가벼운 주말 산책으로 좋을 것 같아 오랜만에 찾아갔다. 고즈넉한 가을 산책을 기대했지만 너른 억새만큼이나 공원은 인산인해로 빼곡 들어차 있었다. 

초입부터 털렸지만 공원내로 들어서자 키보다 큰 억새에 가려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나뭇잎 사이에서 숨어노는 참새들마냥 억새 사이로 와글와글 사람소리가 들려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고즈넉히 느껴졌다.

 

 

예전에는 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었다. 카메라를 들어올려야 겨우 키 큰 억새 너머를 볼 수 있었다. 

 

 

곳곳에 있는 전망대는 한강을 향해 있다. 작년이었나, 재작년이었나, 이곳에서 슈퍼문을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집 근처에서도 볼 수 있는 달이지만, 좀 더 특별히 보고싶어 일부러 찾아왔었는데 그 기억이 흐릿하다. 또렷한 기억보다 희미한 연필자국이 낫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렸다. 새삼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그 때문인듯.

 

 

창문 밖 대기 상태만 쓱 보고 추울까봐 겹겹이 입은 옷이 짐이 됐다. KTM 집업 + KTM 집업 무려 두 벌. 이제는 없는 바이크인데 당시엔 앞으로는 KTM만 탈 줄 알고 어페럴을 잔뜩샀지 뭐야. 

 

 

포토존이라기엔 무서운 거대 지푸라기 곰인형

 

 

 

2023 서울정원박람회 작가정원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조형과 자연이 잘 어우러져 꽤 볼만한 작품들이 많았다. 

 

 

멀리 보이는 북한산

 

 

한 방향으로 꺾인 억새

 

 

오전에 바이크를 타고 와서 몸이 나른했지만 산책길은 즐거웠다. 이 계절이 지나고 나면 누리지 못한 시간이 아쉬울 게 분명하다. 체력 게이지를 잔뜩 소모해도 좋으니 오늘의 가을을 만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