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5. 일요일
마침 진과 가까운 곳에 있어 갑작스레 만남이 성사되었다. 종종 진과 찾던 카페에서 처음으로 디저트를 주문해 보았다. 계산서를 보고 예상보다 높은 크로플 가격에 놀랐지만 구성을 본 진은 그 가격에 납득했다. 디저트 시세에 이렇게 민감한 걸 보니 나 좀 짠내 나는 것 같아.
2024. 12. 16. 월요일
연말이 되니 회사 일이 무척 바빠졌다. 야근 식대로 회사 근처에서 가장 비싼 김밥집의 참치김밥을 사 먹었다. 평소에는 김밥치고 비싸서 사 먹을 일이 잘 없지만, 야근 식대로는 저렴하게 느껴져 이득인지 손해인지 헷갈린다. 어제에 이어 음식의 가성비를 따지는 걸 보니 내가 짠내 나는 사람인 게 확실한가 보다.
2024. 12. 17. 화요일
회사 주변 식당을 어느 정도 섭렵하고 나니 매너리즘에 빠진 동료들이 메뉴 선택권을 내게 넘겼다. 그동안 이런 일이 없었다는 건, 내 선택이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평소 음식 취향은 한식파지만 외식에서는 집에서 해 먹기 어려운 음식을 먹는 게 더 이득이라 생각해 양식을 선택했다. 게다가 회사 카드로 결제하는 식사라 가성비는 따지지 않았다. 다들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친 듯해 오랜만에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2024. 12. 18. 수요일
하루에 한 장씩 기록을 위해 사진을 남기고 있는데,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문득 오늘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회사 업무로 바쁜 와중에 다음 날 있을 세미나 준비까지 겹쳐 부랴부랴 공부하며 발표 내용을 정리했다. 이 회사를 다니고 나서부터 활자 기피증이 생기고 책을 읽는 것조차 싫어하게 된 것 같다. 내년도 자기계발 비용으로 도서구입비를 지원받게 되었지만 차라리 유류비를 지원해 주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4. 12. 19. 목요일
최강 한파가 몰아쳤다. 출근하자마자 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출근 직전에서야 온라인으로 참석하겠다는 메시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 '부득이한' 이유는 날씨 때문일 것이다. 아침 회의에 대면으로 참석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고작 세 명뿐이었다. 모두 회의 준비로 서둘러 오느라 아침도 걸렀기에 회의 내내 과자와 귤을 잔뜩 까먹었다. 눈치 게임에서 실패해서 겉으로 티는 안내도 다들 속으로 부들부들했을 것이다.
2024. 12. 20. 금요일
저녁에 김군과 함께 NTB모토에 다녀왔다. 구경 삼아 들렀지만 필요한 것도 없고 딱히 물욕이 생기지 않는다. 뭐라도 필요의 이유를 찾으면 찾을수도 있지만 시즌이 아니라서일까, 눈에 들어오는 게 없다. 내년 여름쯤 사이즈가 맞지 않는 여름용 바지를 처분하고 그때 새로 하나 장만해야겠다. 아, 투어용 부츠도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기도.
2024. 12. 21. 토요일
국립현대미술관에 가려다 집회로 인해 광화문 앞을 통과할 수 없어서 길을 우회하던 중, 우연히 통의동의 보안여관을 발견했다. 사실 이전에도 몇 번 스쳐 지나간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충동적으로 바이크를 세우고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내부 공간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작품들보다 오히려 그 공간 자체에 시선이 머물렀다. 눈길을 끄는 요소들이 적잖이 있어 사진과 감상을 정리해 하나의 꼭지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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