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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기록

2024. 12. 1. ~ 12. 6. 기록

한가롬 2024. 12. 7. 00:23

2024. 12. 1. 일요일

성수동 카페 밀스. 전날 진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아침 겸 점심식사로 들렀다. 살짝 매콤했던 데브라지너 소시지번과 양파와 머스타드가 곁들여진 브락워스트 소시지번을 먹었다.

 

 

성수동 거리에서 본 레트로 스타일의 기아 자동차. 차종은 잘 몰라서 이런 디자인의 차량을 보면 자연스레 '봉고'라는 이름이 떠오른다. 맞는걸까?

 

 

저녁 식사로 마트에서 세일하던 굴 두 봉지를 사 와 굴국밥을 만들어 먹었다. 과거에 굴 때문에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 반드시 익혀 먹는 편이다. 맛은 다소 밍숭맹숭했지만 한 끼 식사로는 알차고 든든하게 잘 먹었다.

 


2024. 12. 2. 월요일

외근 중 점심으로 맥도날드에서 쿼터파운더 치즈를 먹었다. 음료는 제로 콜라, 사이드는 코울슬로를 선택했다. 햄버거를 자주 먹지 않아 메뉴 특징은 잘 모르고 사진만 보고 얇아 보이는 걸 골랐다. 감자튀김은 부담스러워 사이드는 양이 적은 걸로 대신했다. 취향대로 척척 고르는 사람들을 보며 내 입맛은 뭘까 생각해보니 건강한 식재료에 속이 편하고 비싸지 않은 음식이면 충분한 것 같다.

 

 

저녁은 계란말이, 제육볶음, 낫또를 반찬으로 먹었다. 낫또는 끈적이는 실 때문에 먹기 불편하지만 갓 지은 밥 위에 얹어 먹으면 꽤 맛있다.

 


2024. 12. 3. 화요일

또다시 저녁 식사 일지. 일하는 중엔 특별히 사진으로 남길 만한 일이 없었다. 저녁은 간단하게 김치찌개, 계란후라이 그리고 김. 이것이야말로 한국 가정식의 정석이지.

 


2024. 12. 4. 수요일

또또또다시 저녁 식사 일지. 연두부와 낫또, 동그랑땡, 버섯 계란볶음을 해서 먹었다. 느타리 버섯에 파를 넣어 볶았는데 간 조절을 실패해서 너무 짜게 만들어졌다. 짠맛을 줄이려고 계란 스크램블을 섞어봤지만 여전히 짜서 결국 남기고 말았다. 버섯볶음은 항상 간 조절이 어렵다.

 


2024. 12. 5. 목요일

제주도에 계신 이모께서 귤을 보내주셨다. 매년 겨울이면 어김없이 제주도에서 귤이 온다. 귤을 보낼 사람이 한둘이 아닐텐데 여전히 다 큰 조카에게까지 귤을 챙겨주시다니, 성인이 되고 나니 이런 일이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잊지말고 이모에게 답례로 꼭 뭐라도 보내드려야겠다.

 


2024. 12. 6. 금요일

진이 의정부 면허시험장에서 2종소형 시험을 보는 걸 구경하러 갔다. 서둘러 뛰어가다 맨 바닥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 까였다. 너무 아파서 고개 파묻고 울고 싶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봐 애써 괜찮다고 말했다. 진은 시원하게 시험을 말아 먹었지만 내가 자빠링한 사건을 보고 웃겼는지 기분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시험이 끝난 후 의정부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 바대논101 제빵소에 갔다. 버터 프레첼을 먹었는데 버터 속에 과일이라도 들어간 듯 달콤짭짤하고 정말 맛있었다. 진은 늘 할 이야기가 많아 끊임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이어갔고 나는 듣는 동안 혼자 거의 빵을 다 먹어버렸다. 진과 만나면 먹는 건 늘 내 몫인데 왜 다이어트는 진이 하고 있는 걸까? 혹시 혼자 있을 때 뭔가 맛있는 걸 먹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 진과 놀고 싶었지만 만나는 도중 거래처에서 연락이 와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일을 처리했다. 급한 일을 끝내고, 마음 한편에 스며든 센티한 감정을 흘려보내고자 밤 산책을 나섰다. 전날 보았던 달은 손톱만큼 가느다랗더니 그새 차올랐다. 일이 많고 숨돌릴 틈이 없어서, 또 사람에 치여서, 버릴 수는 없고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은 무거워서 때때로 숨이 막힐 듯 정말 힘이 든다.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간다. 바쁘고 치이고 무겁게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열심히 나아가는 사람들. 함께 인생길을 걷는 동료로써 힘을 내어 살아가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내게 힘이 된다. 누군가에게 위로의 말을 건넬만큼 요령이 좋진 못하지만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당신에게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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