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짧은 일기

2024년 12월 마지막 주 & 2025년 1월 첫째 주

by 한가롬 2025. 1. 4.

 


2024. 12. 29. 일요일

서울 남산타워에 다녀왔다. 바이크를 타고 남산타워 인근을 종종 라이딩하긴 했지만 정작 타워까지 올라와 본 건 글쎄, 있었던가? 사실 전에도 와본 듯한 기시감이 들긴 했지만 매체를 통해 본 이미지 때문인지 실제 경험했는지 헷갈린다. 타워에서 내려다본 전망이 멋졌고 다양한 볼거리도 있어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24. 12. 30. 월요일

연말에 제출해야 할 보고서 때문에 밤늦게까지 일을 했다. 한 해 프로젝트를 정리하는 중요한 작업이었지만 의욕이 없어 겨우 구색만 맞춰 작성했다. 협업하는 분들께도 맡은 부분의 보고서 작성을 요청했지만 연휴 후에 제출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아,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지. 

 


2024. 12. 31. 화요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청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를 찾았다. 유가족과 마음 깊이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도 작은 위로나마 전하고 싶었다. 부디 고인들께서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길 바라며, 이런 비극적인 소식이 다시는 들리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024. 1. 1. 수요일

연휴를 맞아 어디든 가고 싶은데 추운 날씨 탓에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고양 스타필드를 찾았다. 쇼핑할 계획은 없었기에 그저 구경에 그쳤지만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둘러봤다. 특히 요즘 관심 있게 보고 있는 DJI 액션캠을 실물로 볼 수 있었다.

 

장난감 코너를 둘러보고, 현대차 매장에 들러 차 운전석에도 앉아봤다. 차 가격을 보고는 "이 가격이면 바이크를 사지"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걸 보니, 웬만큼 필요하지 않는 한 내가 차를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운전석에 앉아본 감각이 낯설면서도 신기했다.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금세 허기가 져서 매장 안 푸드코트에서 탄탄면을 주문했다. 탄탄면이 원래 이런 맛인지 잘 모르겠지만, 땅콩의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어쨌든 맛있게 잘 먹었다.

 


2025. 1. 2. 목요일

2025년 첫 출근. 기왕이면 재미나게 일했으면 좋겠지만 다분히 힘들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도 잘 버티기를. 

 


2025. 1. 3. 금요일

진과 새해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진은 올해 목표로 필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어휘력을 키우고 바르고 고운 말을 쓰기 위해서, 그리고 마음의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필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듣고 보니 좋은 생각 같았다. 평소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나 단어를 수집하는 습관은 있었지만, 필사를 해본 적은 없어서 나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진과 함께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책과 노트를 골랐다. 나는 한정원의 '시와 산책'을, 진은 오정희의 '유년의 뜰'을 선택했다.

 

집에 와서 또각또각 한 글자씩 노트에 옮겨 적었다. 오랜만에 펜을 쥐고 글을 쓰려니 너무 어색했다. 타이핑으로 와다다다 쓰고 싶었지만 이렇게 손으로 써야 더 마음 깊이 새겨질 것 같았다. 딱 한 권을 목표로 잡았으니 충분히 해낼 수 있겠지? 필사를 마치고 나면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한구석이라도 성장해 있기를 바란다.

 


2025. 1. 4. 토요일

원두가 다 떨어져 새 원두를 주문했다. 매번 다른 원두를 시도하는 편이지만, 어떤 원두가 어떤 맛이었는지 잘 기억하지 못해 여전히 원두 유목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산미가 있고 가벼운 커피를 선호하지만, 고소하고 바디감 있는 원두가 더 인기가 많고 구하기도 쉬워서 어느 정도 타협하며 구매하곤 한다. 주문한 원두에 대해 간단히 기록을 남겨두면 다음번 구매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번에 주문한 원두는 커피창고의 코소롱 블렌드다. '코소롱'이라는 말은 '고소하다'는 뜻의 제주 방언이라고 한다. 이름처럼 개봉했을 때 진하고 고소한 향이 퍼졌다. 원샷을 내려 맛을 보았는데, 고소함보다는 쓴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다시 마셔봐도 쓴맛이 지배적이라 풍미를 제대로 느끼기 어려웠다.

 

커피에 대해 배운 적도 없고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맛에 대한 기호는 각자의 몫이니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내 주관을 표현하는 데 부끄러워하지 말자. 시간이 지나 더 마셔보면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기호에 맞지 않아 다음번에는 다른 원두를 선택할 것 같다.

'짧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2월 첫째 주 일상  (0) 2025.02.08
2024년 12월 넷째 주  (1) 2024.12.28
2024년 12월 셋째 주  (3) 2024.12.21
2024년 12월 둘째 주  (3) 2024.12.15
2024년 12월 첫째 주  (6) 202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