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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일기

2025년 2월 첫째 주 일상

by 한가롬 2025. 2. 8.

2025. 2. 1. 토요일

길고 긴 연휴의 끝이 가까워진다. 연휴 동안 바이크는커녕 눈과 추위에 활동을 동결하고 집에만 머물다 보니 답답해 견딜수가 없었다. 달리 뭘 할지 떠오르지 않아 무작정 밖으로 나섰다. 걷다 보니 어느새 인왕산까지 흘러들었고 밑창이 밋밋한 신발로 설산을 오르게 됐다. 미리 하산로를 봐두었는데 눈으로 인해 소실되었는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오르다간 정상까지 갈 기세라 도중에 발길을 돌렸다. 내려오는 길에 미끄러져 굴러 떨어질까봐 어찌나 조마조마 했는지.

 


2025. 2. 2. 일요일

NX500의 너클가드를 무엇으로 할지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 디자인만 보면 바크버스터가 가장 예뻤지만 대부분 공도 주행이 될 바이크에 모양만 갖춘 옵션이 될까 싶어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 고민을 몇 달이나 끌었다. 결국 선택지에도 없던 혼다 순정 너클가드를 선택했다. 처음 사진으로 봤을 때 순정 너클가드를 장착하면 마치 사이드미러가 두 개 달린 듯한 모양새처럼 보여서 기피했었지만 활용도와 가격을 고려하니 이만한 선택이 없었다. 막상 장착해 보니 역시 순정답게 깔끔하다. 바이크 옵션은 한 듯 안한 듯 자연스러운 게 좋다. 하길 잘한 듯.

 


2025. 2. 3. 월요일

지난번에 구매한 원두를 모두 소진해 새 원두를 주문했다. 가성비도 따지기에 주로 인터넷에서 원두를 구입하는데 이번에는 취향에 맞는 원두를 찾기 위해 좀 더 꼼꼼히 따져가며 골랐다. 원두에 대해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대략적인 선호도는 알고 있어 감을 더듬듯 찾아나갔다. 나는 적당한 산미와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데 약중배전 로스팅이 이에 적합하다는 설명을 보고 선택했다. 하지만 이번에 주문한 원두는 예상보다 신맛이 강하고 부드럽다기보다는 약간 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물 배합을 조절하면 원하는 맛에 가깝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원두는 재주문해도 괜찮을 듯하다.

 


2025. 2. 4. 화요일

얼마 전 책을 읽다가 '플레이 후키 Play Hooky'라는 표현을 알게 됐다.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몰래 빠져나와 잠시 숨을 돌리는 걸 뜻한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플레이 후키를 했다. 종종 가는 카페는 평일 낮엔 한산하다. 손님이라곤 나밖에 없는 공간에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 책을 읽었다. 읽을 거리가 마음에 들면 혼자서도 얼마든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물론 이러고 있는 와중에도 일은 쌓여 가겠지만 할놈 할이지. 일이야 어떻게든 하긴 할테니 하루쯤은 플레이 후키를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2025. 2. 5. 수요일

회사 점심시간에 뼈해장국을 먹었다. 점심에는 주로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를 먹는 편이지만 사람들과의 관계를 위해 주기적으로 식사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오늘은 그런 날. 

 


2025. 2. 6. 목요일

대낮부터 폭설이 내렸다. 회의 일정으로 외근을 나갔다가 눈폭탄을 그대로 맞았다. 회사였다면 바이크를 두고 가는 것도 고려했을텐데 애매한 위치라 다시 바이크를 가지러 오기가 번거로워 결국 그대로 타고 귀가했다. 이번 겨울 만만치 않아.

 


2025. 2. 7. 금요일

날이 추워지니 운동하려고 마음 먹기가 쉽지 않다. 솔직히 귀찮고 하기 싫지만 온갖 질린 표정을 지으며 습관처럼 몸을 움직인다. 체력이 있어야 바이크를 오래 탈 수 있고, 살이 찌면 라이딩 기어를 바꿔야 하는데 장비는 비싸니 체중 관리는 필수다. 혼자 투어 갔다가 바이크를 넘어뜨리면 스스로 일으켜야 하니 힘도 길러야 하고. 이런 생각들로 그냥 하는 거다. 억지로 꾸역꾸역 하는 것뿐인데 오늘은 그저 그런 행동이 뿌듯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하긴 한다. 장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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