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5. 토요일

금값이 많이 올랐다는 뉴스를 보고 종로 귀금속 상가에 잘 쓰지 않는 금 액세서리를 팔러 갔다. 바이크를 타기 시작한 이후로 반지나 귀걸이 같은 장신구를 하지 않게 되어 이참에 처분하기로 했다. 구입할 때 큰돈을 들인 물건들이 아니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좋은 가격을 받아 조금은 놀랐다. 시기적절하게 잘 정리했다고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섭섭한 마음이 스쳤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액세서리 하나하나에 나름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였나 보다. 돈과 맞바꾸긴 했지만 추억까지 팔아버린 건 아니니 그 안에 깃든 기억만큼은 오래도록 간직해야겠다.
2025. 2. 16. 일요일

선물받은 스타벅스 쿠폰을 쓰려고 북한산 인근 스타벅스에 갔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그 외 다른 지점을 찾아 헤매다 결국 쿠폰 사용은 포기하고 양주에 있는 어느 카페에 갔다. 기온이 오른김에 나온건데 바람이 많이 불고 스산하여 왠지 몸이 아플 것 같은 날씨다. 게다가 어렵사리 찾아간 간 카페는 내외부 청소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커피와 케이크는 맛있었지만 다소 아쉬운 나들이었다.
2025. 2. 17. 월요일

감기에 걸렸다. 아직 초기라 열은 없고 그저 약간 불편한 정도라 출근 전에 운동을 했다. 어차피 며칠은 아플 테고 더 상태가 나빠지면 운동도 못 할 텐데 할 수 있을 때 해두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출근길에 약국에 들러 약을 사 먹고 평소처럼 일과를 보냈다. 퇴근 후에는 조용히 휴식을 취하며 몸을 돌봤다. 특별할 것 없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2025. 2. 18. 화요일

점심으로 최선생님과 식사를 했다. 최선생님은 회사에서 직책을 내려놓고 현재는 자문위원으로 계시기 때문에 호칭이 모호해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다. 프로젝트 회의 때 가끔 회사에 들르시지만 오늘은 특별히 나를 보러 오셨다. 음식에 진심인 분이라 식당 선택에 신중함을 더했는데 회사 근처의 오래된 노포 설렁탕 맛집을 골랐더니 흡족해하셨다.
음식이 나오자 자연스럽게 설렁탕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설렁탕은 한때 소고기 섭취가 금지되었다가 규제가 완화되던 시절, 비싼 소고기를 많은 사람들이 넉넉히 맛볼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이라고 했다. 지금은 서민적인 음식이지만 당시에는 나름 고급 요리에 속했다고 한다. “그럼 이 가게도 예전에는 고급 식당이었겠네요?”라고 묻자, 선생님은 근처에 신문사도 있고 하니 아마 그랬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오래된 가게의 역사와 함께 음식을 둘러싼 시대의 변화까지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점심 시간이었다.
2025. 2. 19. 수요일


감기로 인해 컨디션이 더욱 나빠져서 오전 반차를 내고 병원에 갔다. 주사 맞는게 싫어서 병원에 가는 걸 꺼렸지만 조금 더 빨리 낫기 위해 내키지 않은 발걸음을 했다. 주사 맞는게 싫다고 하면 솔직히 좀 부끄럽지만 나름의 변명을 해보자면, 몸에 바늘을 찔러서 무서운 게 아니라 약물이 몸속으로 쑤욱 들어가는 그 특유의 감각이 싫다. 그래서 헌혈이나 체혈은 괜찮은데 아플 때 맞는 주사는 싫다. 게다가 둔근에 놓는 주사는 뻐근하기까지 해서 더더욱 피하고 싶다.
진료는 빠르게 끝났고 의사에게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는지 물어보니 굳이 맞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안도하며 약만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는 잠깐 회사 일을 처리한 뒤 약을 먹고 푹 낮잠을 잤다. 자는 동안 회사에서 본죽 쿠폰을 보내줬고 친구는 배민 쿠폰을 보내줬다. 고작 감기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챙김을 받다니, 고마우면서도 민망했지만 마음이 살짝 따스해짐을 느꼈다.
2025. 2. 20. 목요일

오늘은 외부 회의가 있어 잠시나마 낮에 바이크를 탈 수 있었다. 햇살은 따뜻하지만 아직 공기는 차가웠다. 그래도 머지않아 바이크를 타고 시즌 첫 투어를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첫 투어는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회의 내내 집중은커녕 지도 속 길을 따라 눈으로 여행하며 즐거운 상상을 펼쳤다.
2025. 2. 21. 금요일


저녁 운동을 마치고 단백질 보충을 핑계 삼아 소고기를 먹으러 갔다. 사실 단백질 섭취는 구실일 뿐, 그저 소고기가 먹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소고기는 비싸니 고민 끝에 무한리필 집을 찾았다. 그래도 식단을 생각해 탄수화물 섭취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오직 고기로만 든든히 배를 채웠다. 다소 질긴 부위도 있었지만 대체로 만족스럽게 잘 먹었다. 역시 소고기가 최고야.
'짧은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3월의 시작 (1) | 2025.03.08 |
---|---|
2025년 2월 넷째 주 일상 (0) | 2025.03.01 |
2025년 2월 둘째 주 일상 (0) | 2025.02.14 |
2025년 2월 첫째 주 일상 (0) | 2025.02.08 |
2024년 12월 마지막 주 & 2025년 1월 첫째 주 (1) | 2025.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