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 정해연 | (주)해피북스투유
짧은 시간 동안 몰입해 읽은 책이었다.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이 우연히 또 다른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스스로 저지른 범죄와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이야기 속 우연한 사건들이 다소 과장된 설정처럼 느껴졌지만 사건들의 실마리를 따라가다 보니 모든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점점 빠르게 빨려 들어갔다.
특히 이 책은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인간의 이중적인 면모를 담아내고 있어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사람들에 대한, 더 나아가 나 자신에 대한 이중성을 마주하게 되었다. 거리를 두고 보면 그들이 왜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 의아했지만, 문득 내가 그 입장이라면 과연 신의를 지키고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그 답을 쉽게 단언할 수 없다는 점이 아프게 다가왔다.
이 책은 작가가 10년 전에 썼던 작품을 다시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탈고를 거쳐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작가의 말을 들자면 출판사, 표지, 편집 등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달라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이 소설을 읽는 독자의 귀한 시간이 지루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점이었다. 나의 지루했던 시간들이 이 책으로 인해 더 풍요롭게 채워졌음을, 그로인해 작가의 우려가 덜어지기를 바라며 다음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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